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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의 풍경

2026년 7월 9일 / 충청남도 / mediaRail

#뚜벅뚜벅

주말에 시간을 내어 어디론가 떠난다고 하면, 요즘에는 여행보다 드라이브다. 초여름이다. 최근 몇년과 비교하면 제법 쾌적한 편이지만, 그래도 한낮의 야외활동은 슬슬 버겁다.

당진으로 가던 길, 도로변에 피어있던 꽃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찾아보니 모감주나무다. 예전부터 흔하게 보이던 나무는 아닌 듯 한데, 최근 조경수나 가로수로 식재가 늘었는 모양이다. 그 노란 꽃이 질 때 흩날리는 풍경이 인상적이라 영어로는 골든레인 트리로 부른다는데, 우리나라에선 시기가 장마철에 겹친다니 좀 애석한 일이다.

태안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자생지가 있다하여 지난 주말의 드라이빙 목적지는 안면도가 되었다. 엄청난 꽃길을 기대한 건 아니었지만 막상 도착해 마주한 풍경은 과하게 조촐하다. 꽃지해수욕장에 들렀다 방포 수산시장에 볼일이 있어 우연히 발견했다면 모를까, 시간 내어 찾아올 장소는 아닌 것 같다. 잘 가꿔진 경관을 기대한다면 가까운 천리포수목원이 아무래도 더 낫다.

그럼에도 나는 이곳이 품고 있는, 앞으로의 풍경을 그려본다.

안면도로 들어서는 천수만 방조제부터 모감주나무 길이 시작된다. 황금빛 꽃터널이 77번 국도를 따라 이어지다가 방포지에 이르면 역시 초여름의 꽃, 수련을 발견하게 된다. 방포 둑방에는 자귀나무가 꽃을 피웠고, 그 사이사이에는 수국이 계절의 층을 더한다. 꽃지해변으로 빠져나오면, 다시 모감주나무 길을 마주할 수 있다.

이 풍경의 재료들은 이미 안면도 곳곳에 흩어져 있다. 필요한 것은 새로운 볼거리가 아니라, 그것들을 하나의 계절 동선으로 엮는 일이다. 앞으로 중요해질 것은 점이 아니라 선이라고 생각한다. 초여름의 모감주나무 길을 달리기 위해 서산과 태안을 다시 찾는 언젠가를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