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검단신도시 청약에 당첨되었다. 주말 오후, 갑자기 전화가 온다. 인천까지 나온 김인데 저녁시간 되느냐 묻기에 무슨 일인가 했더니, 계약까지 마친 참이란다. 함께 모여 축하할 만한 일이기에 동네 밥먹을 곳을 찾아본다.
장소는 강강술래. 신림 본점은 몇 번 가본 적 있지만, 동네 지점은 처음이다. 아무래도 가족모임에 어울리는 식당이다보니, 둘이서는 찾을 일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맛본 등심이 예상 외다. 부위도 좋고 두께도 두툼해서 여기 이 정도였나 싶다. 짝꿍도 같은 마음이었는지 다음에 한번 더 와보자고 한다.
바로 그다음 주에 다시 찾았다. 이번에는 달로뱅에 들러 와인도 한병 골랐다. 콜키지 비용도 받고 제공되는 와인잔도 엉터리지만, 모처럼 기분을 내보는 것이니 아무렴 괜찮다.
사들고 간 와인은 후안 길 실버. 꽤 오래전 연남동의 한 비스트로에서 이 와인을 처음 접했는데, 그날의 기억이 유독 선명하다. 잔을 들자마자 선명했던 검붉은 과실향이 시간이 지나면서 한결 부드럽고 달큰한 느낌으로 풀어지는 게 재밌었다.
그런데 이 와인, 이후로 접하는 게 쉽지가 않다. 아무래도 마트 와인 코너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느낌인데, 동네 바틀샵에서 발견하니 괜히 반갑다.
좋은 식당이나 술이란 건, 단지 맛으로만 기억되는 게 아니다. 좋았던 일들과 함께 생활반경 안으로 들어왔을 때, 비로소 내 것으로 남는다.